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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뉴럴링크 26번째 환자가 말해주는 것 & 2D 반도체 접촉저항 장벽을 넘다, KAIST가 규명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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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뉴럴링크 26번째 환자가 말해주는 것 & 2D 반도체 접촉저항 장벽을 넘다, KAIST가 규명하다

Russell(Yun) 2026. 7. 2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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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 26번째 환자가 말해주는 것 —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병목은 이제 수술실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가 최근 임상시험 26번째 환자에게 이식 수술을 마쳤다. 지난 1월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참가자가 21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사이 다섯 명이 늘어난 셈이다. 숫자만 보면 완만해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 회사가 지난 2년 반 동안 걸어온 길이 꽤 뚜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4년 1월, 사지마비 환자인 놀런드 아르보가 뉴럴링크의 '텔레파시' 장치를 처음으로 이식받아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고 인터넷을 검색하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이 회사의 첫 임상 성과였다. 이후 뉴럴링크는 미국 안에서 환자 수를 늘려가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임상시험 자체를 미국 바깥으로 넓히는 방향을 택했다.

그 첫 번째 관문은 캐나다였다. 2025년 8월 27일과 9월 3일, 토론토 유니버시티 헬스 네트워크(UHN) 산하 토론토 웨스턴 병원에서 경추 척수손상을 가진 환자 두 명이 미국 밖에서는 처음으로 뉴럴링크 장치를 이식받았다. 이 수술을 이끈 안드레스 로자노 박사는 "이것은 신경과학과 공학, 임상 치료가 하나로 만나는 이정표"라며 "마비를 겪는 환자들이 가능한 일의 경계를 넓히는 데 기여해 준 재능 있는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함께 참여한 토머스 포브스 UHN 외과 총괄책임자 역시 "이번 성과는 세계를 선도하는 우리 수술·연구팀의 헌신과 전문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캐나다에서의 이 수술은 CAN-PRIME이라는 별도의 임상연구로 진행됐는데, 이는 뉴럴링크의 이식 장치와 수술 로봇을 다른 병원, 다른 의료진이 재현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성격이 짙다. 즉 미국 텍사스나 캘리포니아의 특정 병원, 특정 외과의에게 국한된 기술이 아니라 표준화된 절차로 다른 나라의 병원에도 이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뉴럴링크의 로봇 이식 시스템

뉴럴링크의 전극 실을 뇌에 이식하는 수술 로봇. 사진: Leijurv,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영국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다. 2025년 10월, 런던대학병원(UCLH) 산하 국립신경학·신경외과병원에서 운동신경세포병(MND)을 앓는 폴이라는 환자가 영국 첫 뉴럴링크 이식 수술을 받았고, 수술 몇 시간 만에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폴은 이 경험을 두고 "뇌수술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엄청난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 연구에 대해 듣고 나서 내 자유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써볼 수 있는지, 그리고 나와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들을 위한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끌렸다"고 말했다. 이 수술은 UCLH와 뉴캐슬 병원이 함께 참여하는 GB-PRIME 임상연구의 일환이었으며, 올해 5월 기준 영국에서만 7명의 환자가 이 연구에 등록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아부다비 보건청과 클리블랜드 클리닉 아부다비가 협력하는 UAE-PRIME 임상연구까지 시작되면서, 뉴럴링크는 이제 미국, 캐나다, 영국, 아랍에미리트 네 개 나라에서 동시에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회사가 됐다.

뉴럴링크가 진행하는 임상시험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척수손상이나 루게릭병으로 사지를 쓸 수 없는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로봇팔을 조작하도록 돕는 프라임(PRIME) 연구, 그리고 심각한 언어장애를 가진 사람의 생각을 문장으로 해독하는 보이스(VOICE) 연구다. 이식되는 링크(Link) 장치 자체는 지름 23밀리미터로 대략 동전 하나만 한 크기이며, 기기 하나에 최대 3072개의 전극을 담고 있다. 뉴럴링크는 이 장치의 언어 복원 기술과, 시각을 되살리는 블라인드사이트(Blindsight) 프로젝트 모두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혁신 의료기기 지정을 받아둔 상태이기도 하다. 이런 국제 확장의 배경에는 지난해 말 머스크가 밝힌 계획이 있다. 그는 2026년 중 이식 장치의 대량 생산을 시작하고, 수술 절차 자체를 거의 전 과정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수술은 숙련된 신경외과 의료진이 로봇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과정이 얼마나 자동화되느냐에 따라 한 병원이 감당할 수 있는 환자 수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뉴럴링크의 미래를 설명하는 일론 머스크

뉴럴링크의 비전을 설명하는 일론 머스크. 사진: Steve Jurvetson, CC BY 2.0, Wikimedia Commons

2년 반 동안 26명이라는 숫자는 신약 임상시험이나 대형 의료기기 도입과 비교하면 결코 빠른 속도가 아니다. 뇌를 여는 수술이라는 특성상 안전성을 다지는 데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고, 각 나라의 규제기관 승인 절차도 별도로 거쳐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확장 양상을 보면 병목의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초기에는 규제 승인 여부가 가장 큰 장벽이었다면, 지금은 미국, 캐나다, 영국, UAE 네 개국에서 이미 승인을 받아 운영 중인 만큼 규제보다는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신경외과팀의 수, 그리고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적합한 환자를 모집하는 속도가 실질적인 제약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제 관건은 '허가를 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병원에서, 얼마나 많은 팀이 이 수술을 표준적으로 해낼 수 있는가'로 옮겨간 셈이다. 머스크가 예고한 수술 자동화가 실제로 이 병목을 얼마나 줄여줄지가 앞으로 뉴럴링크의 환자 수 증가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으며, 이는 곧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소수의 시범 사례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의 표준적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태그: 일론머스크, 뉴럴링크, 뇌컴퓨터인터페이스, BCI, 임상시험, PRIME스터디, 신경과학, 의료기기혁신

 


2D 반도체 접촉저항 장벽을 넘다 — KAIST, 반금속과 반도체를 한 몸으로 이어붙이다

반도체가 아무리 미세하게 작아져도 넘기 힘든 벽이 하나 있다. 바로 금속 전극과 반도체가 맞닿는 경계에서 생기는 접촉저항이다. 전류가 전극에서 반도체로 넘어가는 그 짧은 경계 구간에서 전자가 산란되고 방향이 꺾이면서 에너지 손실과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데, 소자가 작아질수록 전체 저항에서 이 접촉저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커진다. 다음 세대 반도체를 원자 한두 층 두께의 2차원 소재로 만들려는 시도가 활발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성능과 소비전력인데, 정작 이 2차원 소재조차 금속 전극을 어떻게 붙이느냐는 문제 앞에서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와 똑같은 접촉저항의 벽에 부딪혀 왔다. 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학교 강기범 교수, 조성범 교수 연구팀과 함께 이 문제에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내놓았다. 연구진은 지난 7월 1일 국제학술지 매터(Matter)에 이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택한 방법은 애초에 금속과 반도체라는 서로 다른 두 물질을 붙이지 않는 것이었다. 이황화백금이 아닌 이셀레늄화백금, 즉 platinum diselenide(PtSe2)라는 원자 층 두께의 2차원 소재 한 장 안에서, 한쪽은 반금속 성질을 갖고 다른 한쪽은 반도체 성질을 갖도록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현한 것이다. 반금속과 반도체 영역이 서로 다른 물질의 접합이 아니라 하나의 원자 평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전환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두 물질 사이에 생기던 뚜렷한 경계 자체가 사라진다. 그 결과 전자가 산란되거나 저항이 발생하는 지점 없이, 반금속 영역에서 반도체 영역으로 전류가 그대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이 흐름이 실제로 일어나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원자힘현미경(AFM)을 이용해 박막 내부의 전하 이동을 나노미터 단위로 시각화했고, 전류가 반금속 영역에서 반도체 영역으로 넘어갈 때 막히거나 방향이 꺾이는 병목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 영역에 트랜지스터처럼 전기장을 걸어 동작을 검증한 결과, 반금속과 반도체 영역을 결합한 구조에서도 전류 흐름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접합 구조 비교 도식. 왼쪽은 기존 금속-반도체 접합, 오른쪽은 이번 연구의 반금속-반도체 단일 박막 접합이다. 자료: KAIST·성균관대 공동연구팀, Matter (2026)

연구를 이끈 홍승범 교수는 이번 성과를 두고 2차원 반도체 계면에서 전류가 어떻게 흐르는지를 나노미터 수준에서 직접 확인한 세계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결과가 다양한 차세대 반도체에서 접촉저항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김연규 박사과정생과 견민승 연구원, 성균관대 홍지훈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접촉저항이라는 문제 자체는 반도체 업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난제였고, 금속 전극의 종류를 바꾸거나 계면에 얇은 완충층을 끼워 넣는 등 다양한 우회적 해법이 시도돼 왔다. 이번 연구가 갖는 차별점은 전극과 반도체를 아예 분리된 물질로 보지 않고, 하나의 원자층 소재 안에서 물성 자체를 연속적으로 바꿔 접촉 문제를 원천적으로 없앤다는 발상의 전환에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접촉저항을 낮춤으로써 AI 반도체, 초저전력 반도체, 차세대 로직 반도체 개발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반도체 업계 전반이 마주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이른바 메모리와 연산 사이의 물리적 병목, 그리고 소자를 얼마나 더 작게 만들 수 있느냐는 미세화의 한계인데, 접촉저항은 이 두 화두 모두와 맞닿아 있는 기초적인 물리 문제다. 아무리 트랜지스터 자체의 설계를 정교하게 다듬어도 전극과 반도체가 만나는 지점에서 전력이 새어나간다면 전체 소자의 효율은 근본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성과가 곧바로 상용 반도체 공정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면적으로 균일한 PtSe2 박막을 반금속과 반도체 영역이 정확히 원하는 위치에 형성되도록 웨이퍼 단위로 양산하는 공정, 그리고 기존 실리콘 기반 공정과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과정 등 넘어야 할 공학적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2차원 반도체의 접촉저항이라는, 그동안 경험적 우회에 의존해 왔던 문제에 원자층 수준의 근본적인 해법 하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세대 저전력 AI 반도체 설계의 기초 기술로 이어질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그: 반도체, 2D반도체, KAIST, 성균관대, PtSe2, 접촉저항, AI반도체, 차세대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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