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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옵티머스 3세대, 양산은 실제로 시작됐는가 & 사람 대신 AI가 찾는 '꿈의 반도체' 본문
[심층기획] 옵티머스 3세대, 양산은 실제로 시작됐는가 & 사람 대신 AI가 찾는 '꿈의 반도체'
Russell(Yun) 2026. 7. 24. 08:26
옵티머스 3세대, 양산은 실제로 시작됐는가 — 어닝콜이 드러낸 간극을 파헤치다
지난 7월 22일 열린 테슬라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오랫동안 시장이 기다려온 하나의 질문에 답할 자리였다.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3세대(Gen 3)가 실제로 공장에서 양산되고 있는지, 그리고 몇 대가 가동 중인지였다. 그러나 정작 실적 발표 직전까지도 회사는 프리몬트 공장 안팎을 통틀어 확인 가능한 생산 대수를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고, 발표 당일에도 "1세대 옵티머스 조립 라인 설치가 계속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생산이 시작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에 머물렀다. 프리몬트의 모델 S·X 생산라인 일부를 옵티머스 전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여러 차례 언급됐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지금 몇 대가 24시간 돌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명확한 숫자가 나오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일론 머스크는 이날 콜에서 옵티머스에 대한 기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지금까지 어떤 인간형 로봇도 진짜 범용 작업을 해낸 적이 없다. 옵티머스가 그것을 해내는 첫 번째 로봇이 될 것이고, 단순한 시연이 아니라 실제 일상에서 쓸모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이번 양산이 얼마나 어려운 도전인지도 숨기지 않았다. "이것은 테슬라가 지금까지 양산해 본 제품 중 가장 어려운 스케일업이 될 것이다. 로봇의 모든 부품이 새롭기 때문"이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3세대에서 가장 크게 바뀐 부위는 손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손 하나에 들어가는 자유도(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축의 수)는 2세대의 11개에서 22개로, 액추에이터 수는 28개에서 50개로 늘었고, 이를 통해 가능해지는 세부 동작의 종류도 500여 가지에서 3000가지 이상으로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모든 액추에이터를 손바닥이 아니라 팔뚝 안에 배치하고 힘줄처럼 생긴 케이블로 손가락을 당기는 구조는, 사람의 근육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식을 흉내 낸 설계로 소개된다.

자체 제작 도표 (테슬라 및 관련 매체가 공개한 사양 기준 정리, 실제 발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옵티머스가 새로운 동작을 배우는 방식도 기존 산업용 로봇과는 결이 다르다. 특정 작업마다 사람이 일일이 제어 코드를 짜 넣는 대신, 사람이 작업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동작을 따라 하는 모방학습(imitation learning) 방식을 쓴다는 것이다. 이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를 개발하며 쌓아온 '영상 데이터 기반 신경망' 접근을 그대로 로봇에 옮겨온 것으로, 가상 환경에서 수백만 번 동작을 시뮬레이션한 뒤 실제 로봇으로 그대로 옮기는 '시뮬레이션-실전 전이' 파이프라인과 결합돼 있다. 로봇이 보는 화면, 사람이 내리는 언어 지시, 로봇이 실제로 취해야 할 동작을 하나의 신경망 안에서 함께 처리하는 이른바 VLA(시각-언어-행동) 모델이 이 구조의 핵심으로 소개된다.

사진: Benjamin Ceci, CC0/퍼블릭 도메인, Wikimedia Commons (Tesla Optimus)
다만 이런 청사진에 대한 외부 시선은 테슬라만큼 낙관적이지 않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머스크의 이날 발언을 두고 "그가 말한 '범용 작업이 가능한 최초의 인간형 로봇'이라는 목표는 사실상 모든 인간형 로봇 기업이 똑같이 노리고 있는 목표"라며, "물리적 AI와 범용 학습에서의 돌파구는 이 업계 전체가 베팅하고 있는 지점이고, 이번 분기 실적에서 테슬라가 다른 경쟁사보다 앞서 있다는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번 분기 실적에서도 옵티머스는 매출에 기여하는 항목이 아니라 여전히 연구개발비와 자본지출을 잡아먹는 항목으로 분류됐고,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1년 전 4.1%에서 1.4%로 크게 낮아졌다. 로보택시 사업 확장과 옵티머스 양산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실적 발표가 남긴 것은 확인된 숫자가 아니라 커진 물음표에 가깝다. 회사가 그리는 청사진은 분명하다. 프리몬트에서 연산 100만 대, 텍사스에 새로 짓는 기가팩토리에서는 연산 1000만 대 규모의 전용 생산라인까지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지금 이 순간 공장 바닥에서 실제로 손을 움직이고 있는 옵티머스가 몇 대인지, 그 손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람 없이도 안정적으로 하루 종일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가장 어려운 양산"이라는 머스크 자신의 표현대로, 하드웨어의 화려한 스펙 경쟁과 실제 공장 바닥의 가동률 사이에 벌어진 이 간극을 얼마나 빨리 좁히느냐가, 옵티머스가 '시연'을 넘어 '제품'이 될 수 있을지를 가르는 다음 시험대가 될 것이다.

사람 대신 AI가 찾는 '꿈의 반도체' — KAIST 2D 반도체 자동탐색 기술 심층 기획
반도체 업계가 오랫동안 꿈꿔온 소재 중 하나는 원자 몇 층 두께에 불과한 '2차원 반도체'다. 지금의 실리콘 반도체는 회로를 계속 미세화할수록 전력 손실과 발열이 커지는 물리적 한계에 다가서고 있는데, 원자 단위로 얇은 2차원 소재는 이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후보로 꼽혀 왔다. AI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웨어러블 기기, 접거나 늘어나는 전자소자, 초소형 의료 센서에 이르기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 '꿈의 반도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런데 이 소재를 연구하는 방식은 역설적으로 매우 아날로그적이었다. 용액 공정으로 만든 2차원 반도체는 조각(플레이크)마다 위치와 크기, 두께가 제각각이어서, 연구자가 현미경으로 하나하나 원하는 시료를 찾아낸 뒤 그 위치에 맞춰 전극을 일일이 설계해야 했다. 이 과정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워낙 커서, 수천 개 이상의 소자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병목을 뚫어낸 것이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AI시스템학과 권지민 교수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UNIST, 한밭대학교, 한양대학교, 그리고 미국 워싱턴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캠퍼스와 공동으로, 광학현미경 이미지만으로 2차원 반도체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이를 트랜지스터 제작 공정과 곧바로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표적인 2차원 반도체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을 대상으로, 현미경 아래에서 두께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RGB(적록청) 색상 값을 컴퓨터가 학습해 원하는 두께의 반도체 조각을 자동으로 골라내고, 그 위치에 맞춰 전극 설계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도록 만든 것이다. 원자간력현미경(AFM)으로 정밀 검증한 결과, 이 시스템은 원자층 3층에서 8층 사이의 미세한 두께 차이까지도 정확하게 구분해 낼 수 있었다.
이렇게 자동화된 파이프라인이 만들어낸 성과의 규모는 기존 연구 방식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연구팀은 12만 개가 넘는 반도체 조각 가운데서 적합한 시료를 자동으로 골라내 1615개에 달하는 트랜지스터를 제작하고 분석했다. 사람이 일일이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수십, 수백 개 단위로 다루던 기존 연구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데이터가 확보된 셈이다. 이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그동안 표본 수가 적어 명확히 규명하기 어려웠던 사실, 즉 반도체가 두꺼워질수록 전류는 더 잘 흐르지만 전류를 켜고 끄는 능력, 다시 말해 온/오프 스위칭 성능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통계적 경향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아래 그래프는 이 연구가 밝혀낸 두께와 전기적 특성 사이의 상충 관계를 개념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자체 제작 개념도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규명한 경향을 도식화한 것으로 실제 수치가 아님)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단순히 반도체 제작 과정을 자동화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연구자 개개인의 경험과 감에 의존해 온 2차원 반도체 연구를, 대규모 데이터에 기반한 통계적 연구로 전환시켰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연구는 지난 4월 국제 재료과학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되었으며, 2차원 소재·전자소자 분야의 표지 논문(Inside Back Cover)으로도 선정되었다. 논문에는 권지민 교수와 정학순 박사, 이용우 박사가 공동교신저자로, UNIST의 이상현 연구원이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앞으로 더 많은 2차원 반도체 소재를 더 빠르게 제작하고 분석해 고성능 소재를 발굴하는 데 활용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AI가 스스로 새로운 반도체 소재를 설계하는 연구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성과는 최근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는 '반도체 병목을 AI와 신소재로 뚫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같은 KAIST에서는 다른 연구팀이 백금이셀레나이드(PtSe₂) 박막 안에 반금속과 반도체 영역을 이음매 없이 결합한 구조를 만들어, 2차원 소자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접촉 저항 문제를 줄이는 성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매터(Matter)'에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면, AI 반도체용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패키징 표준화나 광학·양자 컴퓨팅용 신개념 칩 등 다양한 방향에서 실리콘의 물리적 한계를 우회하려는 시도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권 교수팀의 기술이 지금까지 검증된 것은 MoS₂라는 단일 소재, 실험실 규모의 공정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이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다른 2차원 소재로 넓히고, 실제 반도체 양산 라인에서도 통할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사람의 감'을 넘어선 데이터 기반 반도체 연구가 실제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를 가늠할 다음 관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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