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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스타십 13차 비행시험, 랩터3 엔진은 왜 침묵했는가 & 고체전해질 배터리 균열 미스터리, 막스플랑크가 규명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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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스타십 13차 비행시험, 랩터3 엔진은 왜 침묵했는가 & 고체전해질 배터리 균열 미스터리, 막스플랑크가 규명하다

Russell(Yun) 2026. 7. 2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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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 저녁, 텍사스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 발사대 위에서 스페이스X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로켓의 카운트다운을 0초까지 밀어붙였다. 액체메탄과 액체산소 1150만 파운드가 이미 탱크를 가득 채운 상태였고, 슈퍼헤비 부스터 하단의 랩터3 엔진 33기가 동시에 점화 명령을 받았다. 그런데 그중 4기가 불을 붙이지 못했다. 화면에 표시된 엔진 상태 텔레메트리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자 자동 중단 시퀀스가 즉시 발동됐고, 발사는 T-0 직전에 전격 취소됐다. 일론 머스크는 몇 시간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일부 엔진이 점화되지 않아 자동 발사 중단이 촉발됐다"며 "확실한 비행을 위해 랩터 2기를 제거하고 교체하겠다"고 직접 설명했다. 33기 중 4기라는 비율은 특정 배관이나 소프트웨어 시퀀스 전체의 결함이라기보다 개별 엔진 하드웨어의 편차에 가깝다는 것이 스페이스X 안팎의 대체적인 해석이며, 실제로 스페이스X는 문제가 된 4기 중 단 2기만 교체 대상으로 지목했다. 나머지 2기는 정밀 점검을 거쳐 비행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번 스타십 13차 비행시험(플라이트 13)은 지난 5월 12차 비행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정면으로 겨냥해 설계됐다. 12차 비행에서는 부스터가 단분리 이후 플립(방향 전환) 기동 도중 궤도를 90도가량 이탈했고, 역추진연소(보스트백 번)를 위한 재점화 과정에서 엔진 5기가 동시에 재점화에 실패하는 상황까지 겹쳤다. 상단 스테이지 역시 상승 중 엔진 1기가 정지하는 이상을 겪었다. 스페이스X는 이 실패 데이터를 토대로 분리 후 플립 시퀀스를 더 견고하게 다시 설계하고, 보스트백 재점화 신뢰성을 높이는 하드웨어 보강과 함께 다중 엔진 이상 감지·중단 로직을 갱신했다. 우주선(2단) 쪽에서는 12차 비행에서 나타난 엔진 정지 시나리오에 대응해 추진계 이중화를 개선하는 작업이 병행됐다. 다시 말해 7월 16일의 점화 실패는 이런 개선 작업이 아직 새 부스터(부스터 20)의 랩터3 엔진 개별 개체 편차까지는 완전히 걸러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타십 12차 비행에서 드러난 문제와 13차 비행을 앞두고 이뤄진 기술적 보완, 두 차례 발사 시도의 경과 (자료: SpaceX, Teslarati, Spaceflight Now 보도 종합)

이번 비행이 유독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발사체 자체의 기술적 도약에 있다. 부스터 20은 슈퍼헤비 블록3 사양으로, 기존 랩터2 엔진(엔진 1기당 추력 2.26메가뉴턴) 대신 랩터3 엔진(엔진 1기당 추력 2.75메가뉴턴)을 33기 탑재한다. 엔진 1기당 추력이 약 22% 늘어난 데 더해 부품 수와 무게를 줄여 생산 단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가 바뀌었고, 이 덕분에 슈퍼헤비 부스터 전체의 이륙 추력은 기존 73.5메가뉴턴에서 80.8메가뉴턴으로 뛰어올랐다. 추력이 커진 만큼 더 많은 추진제와 구조물, 탑재체를 궤도로 밀어 올리면서도 부스터를 발사장으로 귀환시키는 데 필요한 여유 추력까지 확보하려는 것이 랩터3 전환의 핵심 목표다. 그러나 추력이 커지고 엔진 구조가 단순화됐다고 해서 33기 전부가 균일하게 점화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사실을, 이번 스크럽이 역설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랩터3 엔진 도입에 따른 추력 향상. 엔진 1기당 추력은 22%, 부스터 전체 추력은 약 10% 늘었다 (자료: SpaceX 공개 제원, Wikipedia "SpaceX Super Heavy")

이번 비행에 걸린 임무 목표 자체도 이전 12차례의 시험과는 결이 다르다. 스타십은 사상 처음으로 실제 위성, 그것도 차세대 스타링크 V3 위성 20기를 궤도에 배치하는 임무를 맡는다. V3 위성은 레이저 링크와 전개형 태양전지판, 개선된 안테나를 갖춰 스타링크 네트워크의 용량과 속도를 대폭 늘리도록 설계됐으며, 이번 시험비행에서는 태양전지판과 안테나를 펼친 뒤 남아공 지상국 및 나머지 스타링크 위성군과 고용량 레이저로 연결을 시도한다. 이 중 6기에는 별도의 카메라가 장착돼 스타십의 열차폐 타일 상태를 바깥에서 촬영해 지상으로 전송하는 임무가 추가됐다. 일부 타일은 일부러 흰색으로 칠해 "타일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어 촬영 대상으로 삼았고, 하중감지 타일을 통해 대기권 재진입 시 실제로 가해지는 응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여기에 궤도상에서 랩터 엔진을 한 차례 재점화하는 시연까지 성공한다면, 스타십은 발사부터 인도양 착수까지 한 시간 남짓한 비행 동안 재사용 로켓공학의 핵심 요소들을 한꺼번에 검증하게 된다.

이 모든 것에 무게를 더하는 배경이 하나 더 있다. 이번 비행은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뉴욕증시에 상장(티커 SPCX, 공모가 135달러)한 이후 처음 시도하는 스타십 발사다. 그동안은 비공개 기업으로서 실패를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이제는 공개 시장의 투자자들이 매 비행 결과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상황이 됐다. 7월 16일의 스크럽이 유독 크게 보도된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스페이스X가 견지해온 "빠르게 실패하고 더 빠르게 배운다"는 개발 철학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12차 비행의 실패 데이터가 13차 비행의 설계 변경으로 곧장 이어졌듯, 이번 스크럽에서 얻은 개별 엔진 편차 데이터 역시 다음 부스터들의 품질 관리 기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화성 이주 계획과 아르테미스 달 착륙선 임무의 시간표가 이런 반복 학습의 속도를 얼마나 기다려줄 수 있느냐다. 오늘 저녁 재도전의 성패와 무관하게, 스타십 프로그램은 랩터3라는 새 엔진 세대의 신뢰성을 실전에서 증명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전기차와 스마트폰 업계가 10년 넘게 기다려온 차세대 배터리, 고체전해질(솔리드스테이트) 배터리의 상용화를 가로막아온 근본 원인이 마침내 실험적으로 규명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지속가능소재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Sustainable Materials)의 학제간 연구팀은 충전 과정에서 리튬 금속 전극으로부터 자라나는 미세한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 이른바 "덴드라이트"가 어떻게 단단한 세라믹 고체전해질을 뚫고 들어가 합선을 일으키는지 그 메커니즘을 밝혀낸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저자는 위웨이 장(Yuwei Zhang) 박사를 비롯해 모타하리, 우즈, 채퍼러, 슈바이처 등 총 14명이며, 논문은 2026년 4월 22일 네이처 652권 912~918쪽에 "Mechanically driven Li dendrite penetration in garnet solid electrolyt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 연구 결과는 4월 발표 이후 조용히 학계에 알려지다가 7월 초 막스플랑크협회와 여러 과학 매체의 보도로 다시 조명받으며 화제가 됐다.

문제의 핵심은 얼핏 상식과 어긋나는 현상에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액체 전해질과 흑연 전극을 쓰는 것과 달리, 고체전해질 배터리는 전해질을 고체 세라믹으로, 음극을 리튬 금속으로 바꿔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려는 설계다. 그런데 충전을 거듭하면 리튬 금속 전극에서 뿌리처럼 뻗어나가는 덴드라이트가 이 단단한 세라믹 전해질을 뚫고 반대편 전극까지 도달해 합선을 일으킨다. 위웨이 장 박사는 연구 결과를 설명하며 "전극과 거기서 자라나는 덴드라이트 모두 말랑말랑한 젤리곰 같은 리튬 금속으로 이뤄져 있는데도, 이 덴드라이트가 세라믹 전해질을 뚫고 들어가 합선을 일으킨다"고 표현했다. 물렁한 금속이 어떻게 단단한 세라믹을 깨뜨리는가를 두고 그동안 학계에서는 두 가지 가설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하나는 기존 미세균열 속에서 자라난 덴드라이트가 내부 압력을 만들어내 세라믹을 기계적으로 파괴한다는 가설이었고, 다른 하나는 세라믹을 이루는 미세 결정 알갱이들의 경계(입계)를 따라 전자가 새어나가면서 그 자리에 리튬 핵이 형성되고 이것이 서로 이어져 균열을 만든다는 전자 누설 가설이었다.

연구팀이 밝혀낸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개념도. 리튬 덴드라이트가 기존 균열 속에서 압력을 만들어내며 세라믹 전해질을 파괴하는 과정 (원 연구: Zhang et al., Nature 652, 912–918, 2026)

두 가설 중 어느 쪽이 맞는지 가리기 위해 연구팀은 극저온 주사전자현미경(cryo-SEM), 극저온 투과전자현미경(cryo-TEM), 전자에너지손실분광법(EELS)을 결합한 고도의 시료 준비·분석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모든 관찰을 진공 상태와 극저온 조건에서 수행해 산소나 수분, 심지어 현미경 자체의 전자빔이 시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까지 배제했다는 점이 이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는 대목이다. 실험 분석과 이론 계산을 결합한 결과, 연구팀은 물이 바위의 틈으로 스며들어 새로운 균열을 만들어내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물렁한 리튬 금속이 단단한 세라믹 전해질을 뚫고 나아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 균열 안에 갇힌 리튬 덴드라이트의 압력이 결국 고체전해질의 취성 파괴(brittle fracture)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반면 전자 누설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 즉 실제 배터리 작동 조건에서 덴드라이트 끝부분 앞쪽에 리튬이 미리 농축돼 있다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논쟁에서 압력에 의한 기계적 파괴 쪽으로 저울이 확실히 기운 셈이다.

메커니즘이 명확해지면서 이를 막을 구체적인 공학적 대응 방안도 세 갈래로 제시됐다. 고체전해질 자체의 인성(toughness)을 높여 균열이 애초에 생기기 어렵게 만드는 방법, 미세한 빈 공간을 의도적으로 배치해 덴드라이트의 성장 경로를 다른 곳으로 유도하고 균열을 분산시키는 방법, 그리고 리튬 전극 표면에 보호 코팅을 입혀 덴드라이트 형성 자체를 억제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현재 덴드라이트가 형성되는 초기 단계, 즉 본격적으로 세라믹을 뚫고 나아가기 이전 단계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후속 연구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위웨이 장 박사는 "유망한 기술을 실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소재의 근본적인 거동을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번 연구가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가 갖는 산업적 의미는 수치로 보면 더 뚜렷해진다. 현재 상용화된 액체 전해질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대략 160~300Wh/kg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고체전해질 배터리는 이론적으로 400~800Wh/kg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는 배터리팩 무게를 10~30% 줄이면서도 주행거리를 50~100% 가까이 늘릴 수 있다는 뜻이어서, 완성차 업계가 고체전해질 배터리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중국은 2026년 7월 고체전해질 배터리 관련 표준을 제정하며 여러 제조사가 시범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지금까지는 덴드라이트로 인한 조기 고장이 상용화의 발목을 잡아온 만큼, 파괴 메커니즘이 실험적으로 규명됐다는 사실 자체가 소재 설계자들에게 구체적인 개발 좌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와 차세대 고체전해질 배터리의 이론적 에너지밀도 비교 (자료: IDTechEx 등 업계 보고서 기반 추정 범위)

물론 메커니즘을 안다는 것과 그것을 완전히 제어하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인성을 높인 전해질이나 미세 공극 설계, 보호 코팅 모두 양산 공정에 적용했을 때 비용과 수율, 장기 신뢰성 측면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한 과제들이다. 그럼에도 이번 네이처 논문은 지난 10년간 배터리 소재 학계를 갈라놓았던 두 가설 중 하나에 실험적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서, 고체전해질 배터리가 "언젠가는 될 기술"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기술"로 넘어가는 이정표로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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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Teslarati, Space.com, Spaceflight Now, Wikipedia "SpaceX Super Heavy", Max Planck Society(mpg.de), Zhang et al., Nature 652, 912–918 (2026), Science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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